자녀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한번쯤은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이다. '과연 나는 내 아이를 믿고 있나?' 이런 생각에 대답을 내려준 책 '내 아이를 믿는다는 것'은 정말 나에게 많은 생각을 안겨준 책이다. 오늘 간단히 블로그에 남겨야겠다.

느낀 점

활발하고 자유로운 영혼의 남자아이를 키우면서 크고 작은 좌절을 많이 경험했다.

주위에 육아를 도와주는 사람 없이, 오롯이 내가, 아이를 '잘' 키워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워킹맘으로서의 고단함, 억울함, 우울감도 꽤 컸고, 그로 인해 큰 고비도 있었지만, 작년 말 육아휴직을 시작하면서 그동안 팽개쳤던 나를 챙기고, 또 육아에 대한 태도를 점검하면서 조금은 안정을 찾은 것 같다.

 

이 책은 제목부터 끌리는 책이었다. 내 아이를 믿는다는 것. 당연한 것 같으면서도 사실 요즘의 부모에겐 너무 어려운 일.

특히 어디로 튈지 모르는 망아지 같은 아들을 키우는 나는 잔소리가 많은 타입이라, 솔직히 많이 뜨끔하기도 했다. 아이를 믿고 지켜보는 것이 불안하고 힘들었기에.

 

실패하거나 좌절하지 않도록 미리 조언하고 얘기해주는 것에 익숙했었는데, 그게 아이가 직접 경험하고 배우는 것을 막는 것일 수 있다니..

그런 식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던 나는 이 책이 조금 어렵고 약간은 비현실적으로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 책에는 네 명의 아들을 키워내고 풋살 동호회에서 여러 아이들과 부대껴 본 아버지의 이야기이자, 뇌과학자이며 부모 상담 전문가인 저자의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공감되고 동화되는 부분들도 있다.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깨우치는 경험이 중요함을 알았고, 행복을 위해 아이 스스로 개선하는 힘이 있음을 부모가 믿어줘야 아이가 잘 성장한다고 하니... 지금까지의 태도를 조금씩 개선해보려고 한다. 이런저런 잔소리를 하며 몰아세우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가까이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며, 위험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만 최소한으로 개입하기. 최대한 여유롭고 느슨한 마음으로 다정하게 대해 주기.

 

아이의 낙관성을 지켜주고, 집에서만큼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해 주기. 아이의 행복을 위한 길을 최선으로 생각하고, 결정권을 아이에게 최대한 실어주기. 시간을 초월한 동지이자 인생 선배로서 아이를 격려하는 태도를 갖기.

 

'엄마는 자식을 떠나보내기 위해 존재한다'는 경구를 한 번씩 가슴에 되새겨야겠다. 그리고 아이가 뒤를 돌아보면 내가 보이는 곳에 서서 지켜보고, 아이가 나를 원하면 그게 언제든 다정히 품어줘야지.

인상 깊은 구절

아이가 가정에서 즐겁게 지내고, 자기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며, 부모 역시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기면서 어린 시절을 보내는 것은 아이가 삶 자체를 사랑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삶'을 좋아하게 된 아이는 훗날 커다란 장벽에 부딪치더라도 자살 같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의 경험에서 말하자면, 아이에게 발생하는 문제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결국 부모가 취해야 할 태도는 비슷하다. 바로 '아이를 믿는 것'인데,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되도록 아이에게 잔소리하지 않고 다정하게 대하는 것이다.

 

부모가 간섭을 안 해도 아이는 스스로 행복해지기 위해서 어떤 행동을 해야만 하는지 직접 터득하고 노력한다. 그러니 그 사실을 굳게 믿고, 아이와 마주하길 바란다.

어른이 옆에서 가르쳐 주면 얼른 해낼 수 있는 과제를, 아이가 혼자서 못 해내고 있는 상황을 '여유를 가지고' '즐거운 기분으로' 지켜볼 수만 있다면 부모는 매우 편해질 것이다.

 

또한, 아이 역시도 부모가 간섭을 안 하면 자기만의 속도로 도전에 임할 수가 있어서 더 편하다. 부모가 억지로 가르치지 않아도, 아이는 글자와 숫자, 시계 등에 흥미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 시기는 아이에 따라 다양하다. 때가 되면 젖을 떼고 기저귀를 떼는 것처럼, 아이 스스로 '그때'를 결정할 것이다. 아이가 일상에서 사소한 일을 달성해가는 것을 부모가 소중하게 지켜봐 주는 일이 나중에 아이가 자기 일을 스스로 해결하는 데 중요한 바탕이 된다.

 

그리고 부모에게도 아이에게 잔소리하거나 굳이 가르쳐주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해내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었던 귀중한 체험으로 남는다. 언젠가 이 아이는 자기만의 속도로 할 수 있게 되리라고 믿고 지켜보는 것이 아이에게서 진정한 의욕을 끌어내는 유일한 방법이다.

 

일단 아이가 진정한 의욕을 갖게 된다면 강요를 당해 억지로 하는 아이보다도 훨씬 더 생기 있게 자기 자신을 위해서 공부하기 시작할 것이다. 아이를 믿는다는 것은, 실패할 수도 있지만, 실패하더라도 또다시 일어서는 강인함을 갖고 있다고 믿는 것이다.

 

우리 아이는 믿을 만하며, 소중하게 여길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라고 믿는 것. 이런 부모의 믿음이야말로 아이에게는 결정적으로 중요한 용기의 원천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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