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에서 박서준이 읽었던 책이다. 그때 책 제목과 표지가 너무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산 건 약 2년 전이고, 지금 다시 읽으니 그때 읽었던 느낌과 또 다르다.
나는 이 책의 내용들에 100% 공감할 수 없었다. 이 책의 내용이 안 좋아서, 또는 공감하기 어려운 내용들이라서가 아니라 내가 아직 그 정도로 진정한 사랑을 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사실 내 연애경험이 그렇게 많지도 않고 길지도 않았기 때문에 이 책의 내용들에 깊게 공감하는 건 무리다. 연애경험이 쌓이고 지금 하고 있는 연애가 깊어질수록, 더욱 공감할 수 있는 부분들이 많아질 것 같고, 100일, 200일 후에 이 책을 읽으면 또 색다른 느낌을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정리해보면
이 책은 주로 사랑과 이별의 감정에 대해 다룬다. 현실적이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위로해주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이 책에서는 당연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가 그걸 풀어내는 표현들은 정말 아름답다. 그런 표현들에서 위로를 받고 감동을 받게 되는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다룬다. 이 책의 저자는 타인에 맞추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충실해야 한다고, 너무 다른 사람들의 기준에 신경 쓰지 말라고 얘기하고 있다.
난 이런 부분들이 되게 가슴에 와닿았다.
난 성격이 부드럽고 모든 사람들한테 그냥 이유없이 잘해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거절을 잘 못하는 성격이기도 하고 싫은 걸 티 내지 않는 성격이다. 머리로는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 이기적일 필요가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정작 그게 실천이 잘 안 된다. 나는 그런 부분에서 좀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다.
또, 내가 좀 덜 수용적일 필요가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냥 모든 사람들에게 착하게 대하고 또 착하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이게 그렇게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이전까지는 사람과의 관계에 있어서 계산기를 두드리는 게 잘못되었다고 생각했고 내가 어느 정도 손해를 봐도 넘어가는 성격이었는데, 지금은 좀 더 이기적으로 인간관계를 만들어나가도 되겠다는 생각도 든다.
나는 그냥 상대방한테 별 이유없이 최선을 다하고 진실되게 행동했는데, 상대방은 그게 아닐 때 좀 우울해지면서 인간관계에 현타가 온다.
이를 알기 쉽게 정리하면 아래 두 가지 케이스다.
1. 난 상대방에게 100을 줬는데 상대방은 내게 50, 아니면 25조차 주지 않는 경우
2. 난 상대방에게 그냥 사람 대 사람으로 다가갔는데 상대방은 나에게 계산기를 두드리면서 접근하는 것이었고, 그걸 내가 나중에 알게 된 경우
이런 경우를 엄청 자주 겪진 않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종종 겪는다. 내가 이걸 느끼는 순간에는 상대방과 인간적인 관계를 끊는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약간 매정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나는 여지를 주고 싶지 않고 그냥 형식적인 연락만 하는 사이를 그렇게 선호하지 않는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여자친구여자 친구 생각을 많이 했다. 내용들이 다 그런 거라 여자 친구 생각이 자연스럽게 났다.
지금 여자친구를 만나면서 정말 잘 맞고 앞으로 행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번에는 시행착오를 겪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더욱 신중하게 다가갔고, 더 많이 생각했다. 이번에는 서로에 대해 충분히 알고 나서 만남을 시작하고 싶었다.
여자 친구도 이 글을 보겠지만 서로 비슷한 점도 많고 맞는 부분들도 정말 많고 서로가 그리는 연애도 비슷하다. 이 사람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결정적인 이유는, 이 사람과 연애하면 행복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기 때문이다.
연애는 서로가 행복하기 위해 하는 거니까 그저 서로 행복하면서 예쁘게 연애를 하고 싶다. 이 책은 나에게 약간의 팁을 주었고, 앞으로의 연애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잠시나마 가지게 해 주었다.
공감되는 몇 개의 짧은 글들을 첨부하며 독후감을 마친다.
이 책에 대한 나의 평가
책 별점을 매기자면 5점 만점에 4.5점
사랑을 하고 있다면, 사랑을 하고 싶다면, 사랑을 했다면 어느 정도 공감할 수 있고 위로받을 수 있는 말들로 구성되어 있다.
0.5점을 깐 이유는, 정말 찐 사랑을 해봤다면 책 전체가 공감이 충분히 가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직 공감이 안 되는 내용들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