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초등 엄마 말의 힘이라는 책을 읽어보았다. 저자분은 정말 초등학생 아이들의 세밀한 관찰과 관심으로 책을 만들었다고 진심으로 느껴졌다. 만약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다면 정말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느낀 점
책을 쓰신 분이 베테랑 초등학교 교사라 그런지, 정말 초등 아이들에 대한 세밀한 관찰과 생각이 책 내용에 잘 녹아있는 것 같다.
초등 저학년 아이가 있어 읽어보게 된 책이지만, 초등 중학년 이상부터 또 사춘기를 겪는 고학년에 해당하는 내용들이 많아서 미리 미래를 엿보고 온 느낌도 들고, 부모의 말이 아이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그 힘이 얼마나 큰지 겪어봐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는 자상하고 합리적인 부모가 되고 싶은 맘이 크다.
하지만 이미 윽박지르고 통제하는 부모가 되어가는 듯해 자괴감이 들고 있다. 점점 머리가 커지면서 말도 더 듣지 않고, 제멋대로 하려는 모습이 보이면서 충돌도 조금씩 생겨나고..
어떻게 적절하게 거리를 두면서 독립을 시켜나가야 할지 고민도 되고 힘들어서, 조금이라도 아이를 이해하고, 나를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을 찾느라 이런저런 육아 교육서를 기웃거리고 있는 중.
블로그에 기록하는 책도 있고, 그냥 읽고 기록까진 않는 책도 있는데, 이 책은 조금 기록을 해볼까 한다.
인상 깊은 구절
보통 영유아기에는 직관적 사고에 의존하고 유치원에서 초등 저학년 정도까지의 시기에는 구체적 사고에 집중합니다. 그리고 초등 중학년 이상 4~5학년 때부터 급속도로 '추상적 사고'로 확대됩니다. 추상적인 사고를 한다는 건, 마음 안에 자기만의 공간을 만들기 시작했다는 것과 같습니다. 구체적이지도, 객관적이지도 않은 자신만의 애매모호한 것들을 잔뜩 창고 속에 모아놓죠.
이러한 주관적 사유들 때문에 부모가 접근하기 어렵습니다. 부모 입장에서는 추상적 사고의 시작이 초등 사춘기의 전조현상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추상적 사고를 하면서부터 아이들은 생각이 많아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뭘 물어봐도 금방 대답하지 않습니다. 한참 생각을 한 듯하다가 대답을 해도 뭔가 시원하게 말해주지 않습니다.
이때 빠른 대답을 강요하지 말고, 스스로 추상화된 상황을 정리해 대답할 시간적 여유를 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런 여유를 주면 이제 아이들이 논리성을 갖추고 치고 들어오지요. 추상적 사고의 시작을 넘어 왕성해지는 시기를 만나게 됩니다. 추상적 사고는 상당 부분 '언어'에 의존합니다. 자녀에게 책 읽어주기를 소홀히 했거나 주변 환경, 사건, 상황들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때, 아이의 어휘력이 극히 제한됩니다.
본인이 활용할 수 있는 단어가 부족하면 추상적 사고는 작용을 할 수가 없습니다. 자녀가 모르는 단어, 혹은 어떤 현상에 대해 궁금해할 때 평소 충분히 설명을 해주어야 합니다. 스트레스 저항력을 키워주려면 현재 상태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약간의 스트레스를 더 주어야 한다. 보통 헬스장에서는 근육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힘으로는 약간 힘든 것을 들어 올리거나 잡아당기게 한다.
이 훈련을 반복하면 그에 합당한 근육이 생긴다. 그러면 다시 약간 더 무거운 것에 도전하게 한다. 근육은 점점 크고 단단해지며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가 올라간다.
약간 더 무거운 것을 들게 하기, 이것이 '진정한 스트레스'다. 그 스트레스를 감당하는 것은 '의식된 의지'다. 이것을 감당해낼 경우 돌아올 '몸짱'을 의식하고 의지를 갖고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