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입시제도는 대단히 악명이 높다.
하지만 그 입시제도에도 강물이 바다를 향해 흐르는 듯이 일정한 방향성이 있다. 지금까지의 입시제도는 크게 학력고사, 수학 능력 시험, 학생부 종합 전형의 3세대로 나눌 수 있는데 이는 각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변했기 때문이다. 1982년부터 1993년까지 시행된 학력고사는 시험 범위가 고등학교 3년 치 전체로 시험의 목표는 '배운 내용을 얼마나 잘 알고 있는가'를 측정하는 것이었다.
독서는 입시에도 도움된다.
그런데 사회가 발전하고 복잡해지면서 '있는 그대로를 배운 인재'로부터 '생각해서 변용, 발전시킬 수 있는 인재'로 필요한 인재상이 바뀌게 되었다. 그래서 나온 시험이 대학 수학능력시험이다. 학력고사가 '배운 걸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를 물어보는 시험이라면 대학 수학능력시험은 '너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라고 물어본다.
학생부 종합 전형 역시 시대가 필요로 하는 인재상이 다시 바뀌었기 때문에 등장한 입시 전형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은 내신 성적을 포함한 학생부, 자기소개서, 면접, 수능 최저학력기준 등을 종합해 학생의 자질을 판단한다. 즉 글로벌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가를 파악하려는 것이다.
입시를 준비한다면...
덕분에 입시를 준비하는 아이들은 해야 할 게 더욱 많아졌다. 공부는 기본에, 책을 읽고 독후감을 써야 하고, 교내 대회는 전부 참가해야 하며, 동아리 활동도 필수적으로 해야 한다. 문제는 이런 평가 요소들을 스스로의 힘으로 충족시키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상위권 대학에 가려면 독서 활동의 도서 목록이 중요하다.
일단 어느 정도 수준이 있는 책이어야 하고, 자신이 어던 지적 호기심을 가진 사람인지 드러낼 수 있도록 목록을 구성해야 한다. 책을 읽어본 적이 없는 아이에게는 어마어마한 장벽이다. 물론 입시제도는 또 바뀔 수 있다. 하지만 글로벌 리더형 인재를 위한 이 방향성은 당분간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글로벌 리더들은 독서가들이다.
그들이 책을 읽는 것은 그저 단순히 교양을 쌓으려는 목적이 아니다. 책을 통해 생각을 단련하고, 세상을 읽기 위해서이다. 독서 이력이 학생부 종합 전형의 주요 판단 요소 중 하나인 이유다. 독서는 현행 입시 제도를 가장 효과적으로 돌파하는 방법이며,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