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가 가장 재밌게 봤다 싶은 한국 드라마 5개 넷플릭스에 있는 걸로만 추천해볼게요! 많은 사람들이 본 드라마들이겠지만 혹시나 안 본 게 있다면 꼭 보는 걸 추천드리겠습니다.
1. 시그널
시그널... 제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대한민국 드라마 중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이제훈, 김혜수, 조진웅의 연기도 훌륭하지만 각본의 힘이 매우 강했던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그널은 과거와 현재의 형사가 무전을 나누면서 미제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입니다.
또 여러 미제 사건들이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하고 있기 때문에 굉장히 흥미롭고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경위님이 사는 그 세상은 다르겠죠. 적어도 거긴 죄를 진 사람이 합당한 벌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됐을거라고 믿습니다."
시그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목입니다.
과거에 있는 형사 이재한(조진웅)이 현재에 있는 형사인 박해영(이제훈)에게 미래에는 좀 더 정의로운 세상이라 꿈꾸며 죄를 진 사람이 합당한 벌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라 묻는 장면.
마치 현대를 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직접 물어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너희는 더 정의로운 세상에 사느냐고.. 더 나은 세상이 되었냐구 하지만 애석하게도 범죄는 더욱 교묘해지고, 세상은 더욱 험악해졌다.
이 시대를 관통하는 물음 앞에서 우리가 취해야할 자세는 무엇일까.
2. 나의 아저씨
이선균과 아이유가 주연으로 나온 나의 아저씨.
이지안(아이유)에게 세상은 너무나 가혹하고, 도저히 극복할만한 방법이 보이지 않는다.
박동훈(이선균)도 누구나 부러워할만한 직업과 환경을 가졌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그리 행복하지만은 않다.
매우 어두운 분위기 속에서 드라마는 진행되고 배경 또한 서울의 달동네, 밤거리 등에서 이루어진다.
이 드라마의 핵심 키워드 두 개를 꼽자면 '중년'과 '공감'이다.
대부분은 드라마나 영화는 중년의 아저씨를 소재로 한다거나 집중하지 않는다.
그저 중년의 아저씨란 존재는 세상 속에서 소외되어 있다.
내가 중년의 아저씨가 한 가장이 되어본 적은 없지만, 아버지의 쓸쓸한 등을 보며 누구나 한 번쯤 그 외로움에 공감을 해볼 법하지 않을까?
나 또한 20대라 막연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
중년들, 기성세대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우리는 중년들을 보고 '꼰대'라 부르며 그들의 삶과 방식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
기성세대라 불리며 공감의 사각지대에 놓인 그들의 대한 공감과 소재로 했다는 점이 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의미이다.
극적인 죽음과 결말 그리고 전개가 주는 울림이 클까? 이런 평범한 사람들의 애환이 주는 울림이 클까?
사람들의 가슴을 진짜 후벼 파는 건 우리가 외면해 온 후자가 아닐까.
3. 미생
계속해서 tvN 드라마를 추천하고 있다..ㅋㅋㅋ
원래 드라마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던 방송 3사에서 그 중심을 케이블로 가져온 드라마가 바로 '미생'이라 생각한다.
또 그 흐름은 지금은 넷플릭스로 넘어갔지만 깔끔한 16~20부작 드라마의 시초가 '미생'이라 생각한다.
때문에 '미생'은 꽤나 큰 충격이었다.
'미생'은 바둑 프로에 입단하지 못하고 무역회사에 낙하산으로 취직한 장그래가 겪게 되는 회사 생활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 속에서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을 얻었다는 평이 많았다.
하지만 당시의 나는 학생이었기 때문에 그러한 공감을 얻기는 힘들었다.
하지만 인간관계나 태도에 대한 내용이 많은 드라마다.
그렇기에 직장인이 아니어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고 재밌는 드라마였다.
또 바둑밖에 모르던 장그래가 냉혹한 사회에 던져졌을 때, 그 바둑의 상황을 토대로 사회생활을 능숙하게 해내가는 모습이 이 드라마의 재미라고 생각한다.
사회초년생인 나에게 지금 문득문득 이 드라마가 생각나는 건 왜일까?
또 미생은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어서인지, 재밌는 명대사들이 많다.
"선택의 순간들을 모아두면 그게 삶이고, 인생이 되는 거예요."
내게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이다.
또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우리는 늘 크든 작든 계속해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하다못해 따뜻한 아메리카노를 먹을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먹을지.
이러한 선택들이 모여서 나의 하루가 되고, 그런 하루들이 모였을 때 내가 된다.
결국 나를 결정하는 건 그 순간들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무심코 흘려보낼 한 순간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4. 미스터 선샤인
'미스터 선샤인'은 tvN으로 방영되면서 넷플릭스에 실시간으로 올라온 드라마이다.
넷플릭스 드라마의 포문을 연 과도기적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넷플릭스 자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배경과 촬영, 소품 등의 퀄리티가 매우 높다라는 걸 알 수 있다.
굉장히 섬세한 드라마라고 평가하고 싶다.
이 드라마를 한 키워드로 정의한다면, 누구라도 '낭만'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구한말 조선 비운의 역사 속, 그들의 낭만을 잘 그려냈다.
그 낭만을 대사로서, 혹은 연기로서 혹은 배경으로서.. 노을과도 같은 드라마이다.
나는 떠오르는 태양의 강한 태동보다는 은은하게 깔리는 노을을 더 좋아한다.
모든 힘을 다 쏟고 사라지는지는 해는 그 속에서 누구보다 뜨거운 마지막 투쟁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러한 노을과 낭만을 잘 그려낸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단지 나의 낭만은 독일제 총구 안에 있을 뿐이오. 혹시 아오, 내가 그날 밤 귀하에게 들킨 게 내 낭만이었을지."
5. 비밀의 숲
나는 원래 이런 스릴러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중에서 '비밀의 숲'을 제일 마지막에 봤는데, 정말 몰입해서 봤다.
매우 탄탄하게 시나리오가 구성되어있다는 것을 보면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황시목(조승우), 이창준(유재명) 등 캐릭터들의 매력이 엄청나다.
위 드라마들처럼 이 드라마도 키워드로 풀어나가 보자면 비밀의 숲의 키워드는 '소신'이다.
황시목 검사도 굉장히 매력적인 캐릭터지만 내가 비밀의 숲에서 가장 매력적이라 느낀 캐릭터는 이창준이다.
이창준은 어릴 적 자신의 소신을 가지고 검사가 되었으나 권력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소신과 타협한 인물이다.
물론 그 타협의 과정에서 자신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 모른다.
하지만 그런 이유가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대쪽과도 같은 황시목에게 통하지 않는다.
그런 황시목을 보면서 이창준이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자기 자신에 대한 회한일까, 황시목에 대한 부정일까..
드라마를 보면서 늘 생각했다.
"모든 시작은 밥 한 끼다. 그저 늘 있는 접대가 아닌 한 번의 식사자리.
돌아가며 낼 수도 있는.
다만, 그날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바로 밥 한 그릇이, 술 한자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것을 거부한다."
와.. 정말 사람의 본성을 잘 파악한 대사라고 생각한다.
"밥 한 끼 먹자." 너무나 가볍게 할 수 있는 인사말이다.
그런데 이 밥 한 끼의 무서움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거액의 뇌물을 거절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을지 모른다.
하지만 상대의 가벼운 호의에서 나온 이 밥 한 끼를 거절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것이다.
물론 아무것도 아닐지 모른다.
어찌 보면 이 밥 한 끼를 거절한다는 것이 그 사람을 정 없게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보통의 인간이 얻어먹은 이 밥 한 끼라는 작은 호의가.. 갚아야 할 빚이 된다.
이러한 관계가 계속되다 보면 어릴 적의 소신이. 투철했던 자신이 비리 검사가 되어버린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마치 이창준처럼.
우리는 많은 정치인들을 봐왔다.
그들의 출신성분은 다양하다.
물론, 기득권에서 시작한 정치인들도 많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정치인들은 어릴적 나름의 강한 소신과 정의감 따위 등을 가지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득권이 된 그들에게 그러한 어린 시절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참 힘들다.
그들을 변화시킨 요인도 이창준처럼 이 밥 한 끼가 아니었을까.
여기까지 해서 넷플릭스에 있는 저의 인생 드라마 5개를 추려봤습니다.
아직 안 본 드라마가 있다면 꼭 보는 걸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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